beat&bite

호주 여행 기록

1일차 시드니 수영하면서 든 생각

겨울에서 여름 나라로 넘어오니 몸이 적응을 못한다. 이게 어떤 온도인지 몸이 벙쪄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몸에게 여름을 가장 확실히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해를 볼 수 있는 곳에서 하는 수영. 수영을 하는 동안 드디어 여름에 호주에 와있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27살에 왔던 호주와 지금은 다른 기분이 든다. 그때는 호기심과 자유로움이 전부 다 압도해서 좋기만 했다. 그때는 그냥 좋아 살아보고 싶었다면 지금은 이곳에 살아볼 수 있을까, 여기서 산다면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고 살 수 있을까하는 구체적인 고민이 든다. 일단 깨달은 것은 나는 몸의 컨디션, 날씨에 엄청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 바글거리던 문화센터가 아니라 이 공원에서 수영하고 나오니 기분이 말끔하다.

’질문을 지웠다‘고 답했던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해외에서 살면 나는 어떨까. 그 질문과 찝찝함을 남기고 지나가는 것 보다 한번 살아보고 질문을 지우는 것도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2일차 250127 성당 기도 동생의 안녕 나의 불안에 대한 잠재움. I must not fear 집중할 것 몰입할 것에 대한 바람

”질문을 지웠다“ 답이 계속 생각이 난다. 질문을 지워서 아쉬움이 없기도 하지만, 질문을 지우는 것 이상으로 의미가 있었나 하는 마음이었을까. 나는 해외에 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해외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걸 이루고 탐구하고 살고 싶나. 꿈이 없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평생을 의사, 학자 같은 한 분야의 연구가로 살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다시 인생의 나침반이 필요하다. 인생의 의미를 쏟을 곳이 필요하다

물론 수영장은 너무 좋지만, 여기살고 그게 디폴트면 좋은 것도 잊혀지겠지.

지금 하는 일에 대한 허무. 무언가 다른 일을 해야할 것 같은 기분에 대해 썸머와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런 삶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순간과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모든 커리어의 순간이 의미와 보상 내 희망사항과 다 일치할 수 없다. 지금 시간을 보낼 거면 보내야한다면 그 순간에 의미를 다해야한다.

3일차 0128

쿠지-클로밸리-브론테까지 걸은 날 온몸이 빨갛다. 온몸으로 부끄러워하는 중

4일차 0129

어디서든 적응하고 피드백에 따라 개선하면 잘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몸이 건강한 유한한 시기에 가능하고. ’그런데 왜 그곳에서? 왜 그 시기에‘라는 답이 중요한듯하다. 24살의 나와 27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답이 다르다.

6일차 0131 우리가 막연히 꿈꿨던 것들은 기대와 달랐고 우리의 일상에서 이미 충만한 것들을 가지고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에서의 10일은 많은 오해를 없애줬다.